'기름' 한 방울이면 김남주 안 부럽다？

여드름 피부에도? 10대는 NO… 30대부턴 OK

먹는 올리브 오일도? 여드름·민감성 피부엔 위험

수분크림과 섞어 발라도? 오일 바르면 곧 당기는 사람만

효과 더 보려면? 따뜻한 손으로 바를 때 흡수 빨라

'페이스 오일'에 열광하는 여자들… 정말 효과 있을까

뜬금없이 여자들이 '기름'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탤런트 김남주가 애용한다는 이른바 '3초 보습법'이 그 시초다. 기초화장을 다 마친 뒤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오일 제품 한두 방울을 얼굴에 떨어뜨려 발라준다는 것. 이 방법이 입소문으로 번지면서 화장품업계에도 이변이 생겼다. 각종 페이스 오일(face oil)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페이스 오일 제품 매출만 지난달에 비해 20%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몸에 바르는 오일 제품은 잘 팔렸지만 얼굴용은 판매가 부진한 편이었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회사도 생기고 있다. 페이스 오일, 정말 효과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발라야 할까? 화장품업계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기름 한두 방울… 여드름 피부에 발라도 될까?

―오일 제품을 바르면 얼굴에 너무 유분만 남지 않을까? 여드름 피부를 지닌 여성에겐 특히 안 좋을 것 같다.

"나이에 따라 다르다. 10대는 오일 제품을 안 바르는 게 낫다. 피부 유·수분이 충분하고, 과도한 유분이 있는 제품을 덧바르면 오히려 뾰루지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30대부터는 바르는 게 더 낫다. 성인 여드름이 난 사람이라도 얼굴이 건조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드름이 났다고 보습을 멀리하면 얼굴이 점점 더 붉고 거칠어지고 그로 인해 여드름이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오일 제품을 큰 뾰루지가 난 곳만 피해 발라주면 좋다. 복합성·건성 피부로 고민하는 여성에게도 권한다. 너무 많이 바르지만 않는다면 피부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위(We) 클리닉 조애경 원장)

―오일만 바르면 되나? 수분 크림이나 영양 크림은 따로 안 발라도 되나?

"피부에 따라 다르다. 얼굴에 한두 방울 오일을 바른 뒤 10초를 기다리면 자신의 피부 상태를 알 수 있다. 금세 스며들어 흡수되고도 여전히 살짝 당기는 느낌이 든다면 수분 크림이나 영양 크림을 더 발라줘야 한다. 오일과 섞어 발라도 좋다. 반면 10초 후에도 아직 번들거림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오일만으로 충분히 보습이 되니 굳이 다른 제품을 바를 필요가 없다." (LG생활건강 성유진 과장)

◆일반 올리브 오일은 조심해야… 따뜻한 손으로 바르자

―혹자는 꼭 화장품을 고집할 필요 없이 집에 있는 올리브 오일 몇 방울을 발라도 된다고 하던데?

"여드름 피부, 민감성 피부인 사람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올리브 오일 자체는 몸에 나쁘지 않고, 따라서 직접 발라도 나쁜 것이 아니지만 대개 가정에서 보관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드물다. 공기에 닿아 산화됐을 수도 있다. 잘못 바르면 뾰루지가 날 가능성도 크다. 피부가 매우 건강한 사람이 방금 마개를 처음 딴 올리브 오일을 한두 방울 바르는 건 나쁘지 않겠지만." (위(We) 클리닉 조애경 원장)

―아침에 발라야 하나, 밤에 발라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여름철엔 밤에만 바르고, 가을·겨울엔 아침·저녁 모두 바를 것을 권한다. 여름엔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아침에 바르면 화장이 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가을·겨울은 무척 건조하기 때문에 아침·저녁 모두 바르는 게 좋다. 최근엔 밤 전용 오일도 따로 나왔으니 아침에 쓰는 제품과 저녁에 쓰는 제품을 달리 쓰는 것도 방법이다." ('키엘' 박소희 과장)

―같은 제품도 더 잘 흡수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나?

"체온으로 오일을 덥혀서 바르면 더 빨리 흡수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손으로 비벼서 제품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그 상태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몇 초 동안 있으면 자연스레 오일이 얼굴에 스며든다. 더 극적인 효과를 보고 싶다면 손을 더 따뜻하게 할 것. 뜨거운 물로 씻은 손으로 제품을 바르면 효과가 배가된다." ('클라란스' 강진욱 과장)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